1979년 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난 토마쉬 리버티니(Tomáš Libertíny)는 네덜란드 로테르담(Rotterdam)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겸 디자이너로, 엔지니어링부터 그림과 조각을 활용한 산업 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산업 디자인 기술과 아름다운 예술성의 결합으로 완성되는 그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 기술의 상호 작용에 의문을 제기하는 그만의 독특한 시각을 반영합니다. 그 중에서도 2006년에 작업한 벌집 화병(Honeycomb Vase)은 벌과 함께 만들어내는 "슬로우 프로토타이핑" 컨셉의 작품으로, 그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벌집의 자연적인 형성 과정을 재현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몰드를 벌들에게 노출하고, 벌들은 자연에서처럼 몰드의 형태를 따라 밀랍으로 벌집을 완성합니다. 자연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닌 그는, 예술적인 프레임에 벌들이 먹이를 저장하는 과정을 거쳐 생명력 가득한 작품을 완성합니다. 네페르티티 흉상(Nefertiti’s bust)의 제작 과정에서 그는 밀랍 조각상의 프레임을 제작하고, 2년간 60,000마리의 벌들이 이 프레임을 채워 나가도록 했습니다. 디자이너라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되, 벌들이 본능에 따라 자유롭게 벌집을 만들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준 것입니다.